경매에만 나오면 ‘억소리’ 나는 마스터스트로피

입력 2020-11-29 17:01   수정 2020-11-29 17:12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85)의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사진)가 경매에서 25만3386달러(약 2억8000만원)에 팔렸다.

골프용품 전문 경매업체 골든에이지골프닷컴은 “플레이어의 우승 트로피가 익명의 참가자에게 25만3386달러에 팔렸다”고 29일 밝혔다. 이달 열린 2020년 마스터스토너먼트에서 기념 시타를 하기도 한 플레이어는 마스터스에서 1961년, 1972년, 1978년 등 세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것은 1978년 우승 트로피인데, 플레이어가 우승 당시 받은 시거 케이스 모양의 트로피와는 다른 것이다. 마스터스가 새로 디자인해 1993년부터 수여하기 시작한 클럽하우스 형태의 신형 트로피다. 마스터스는 1993년 챔피언인 베른하르트 랑거(63·독일)에게 클럽하우스를 축소한 형태의 신형 트로피를 처음 주면서 종전 챔피언들에게도 새 트로피를 살 수 있게 했다. 플레이어는 이때 3개의 트로피를 샀고, 그중 하나를 자선 행사에 내놨다. 당시 신형 트로피를 샀던 개인 수집가가 이번에 경매에 트로피를 다시 내놓은 것이다. 플레이어가 소유한 두 개의 트로피는 남아공에 있는 게리 플레이어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플레이어는 “이번에 경매로 낙찰받은 사람도 모든 사람이 트로피를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트로피는 ‘골프 컬렉터’들 사이에서 꿈의 수집품으로 통한다. 마스터스라는 명성에 희귀성이 더해지면서 경매에 나오면 고가에 팔리기 때문. 역대 마스터스 트로피 가운데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아널드 파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다. 2016년 경매에 나온 이 트로피는 44만4012달러(약 4억9063만원)에 팔렸다.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 통산 최다승(82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샘 스니드의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는 33만3601달러에 낙찰됐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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